병원행정관리자협회

[병원경영시리즈 9] 의료서비스 디자인 경영

  • 등록자 : 관리자
  • 조회 : 2702
  • 등록일 : 2015-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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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주요약력

국립공주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 병원전략경영(2010 공주대학교 출판부) - 의료QA학(2010, 현문사) - 신병원인사관리론(공저, 2010, 현문사)

 

 

서비스디자인은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 고객경험 사이에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인력과 인프라, 커뮤니케이션 및 서비스를 구성하는 물질적인 것을 계획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서비스디자인의 대상과 영역은 고객뿐만 아니라 일선 직원에서부터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서비스와 지원서비스 모두에 연관된 인력과 조직이 될 수 있다. 서비스디자인은 고객의 경험을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새로운 콘셉트를 다루기 때문에 서비스가 일어나는 현장뿐만 아니라 서비스프로세스나 전략, 심지어 서비스 제공 조직 자체에 대한 포괄적인 변화를 유도 하기도 한다. 서비스디자인은 다음과 같은 서비스의 모든 차원과 서비스 제공 조직인 기관 자체까지를 그 영역으로 한다(의료서비스디자인참고서, 2013).

 

●서비스접점(Touch point) : 서비스접점은 서비스와 고객이 직접적으로 만나 실질적으로 서비스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따라서 서비스 접점에는 고객이 직접적으로 접하고 상호 작용하게 되는 모든 대상이 포함된다.

 

●서비스 구성(Service Structure) : 서비스 구성은 서비스 접점의 배치나 정보의 흐름 혹은 서비스 전달 절차 등 서비스가 전달되기 위한 시스템적 구조를 의미한다. 서비스구성은 적시적소에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생산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디자인 대상이 된다.

 

●서비스 모듈(Service Module) : 전체 서비스를 구성하는 세부적인 각 서비스를 지칭하는 것으로써 전략적으로 구분되는 하나의 서비스 단위를 의미한다.

 

●서비스 모델(Service Model) : 여러 서비스 모듈이 통합된 최상위 서비스 전략 모델로써 하위 서비스 원칙, 전개방향, 비즈니스모델, 브랜드구축등이 이에 해당된다.

 

●조직(Organization) : 서비스디자인은 서비스 차원을 넘어서는 서비스제공 조직차원의 조직구조나 조직 구성원들 사이에 공유되는 신념 등 매우 근본적인 가치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의료서비스디자인이란

 

의료서비스 산업 전반의 이해관계자가 의료서비스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모든 요소와 경로에 대해 맥락적인 리서치 방법을 활용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잠재된 욕구를 포착하고 이것을 창의적이고 협력적인 디자인방법을 통해 실체화하는 방법 및 분야이다. 의료서비스디자인은 의료산업을 수요자 중심으로 다시 설계하는 혁신적인 개념이다. 단지 인테리어와 기기, 가구의 스타일링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실제 디자이너들의 문제해결방식을 적용하여성공적으로문제해결을한영국공공의료서비스(NHS)의 사례를 살펴보자(이혜영, 2012).

 

병원은 병을 치료하러 가는 곳이지만 치료 중 다른 병원균에 감염돼(2차감염) 사망하는 환자의 수는 깜짝 놀랄 정도로 많다. 영국에서는 매년 5000여명(9%)이 의료감염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의료감염 치료에 연간 10억 파운드의 세금이 사용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의료비용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전국 병원물품 구매와 공급을 담당하는 부서인 NHS의 PASA(Purchasing And Supply Agency)는 2008년‘헬스케어관련 감염이노베이션프로그램(HCAI : Healthcare Associated Infection)을 시작했다. 특히 NHS는 내부 직원의 프로그램 참여를 촉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취했다. 몇 차례에 걸친 워크숍을 통해 청소원, 간호사, 사무직원 등 다양한 직급과 업무를 대표하는 총 500여명의 관계자들에게 2차감염을 줄이기 위한“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무엇을 새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떤 것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디자인으로 세균을 몰아내다

 

이를 통해 확인된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캐비닛, 휠체어 등 구조가 복잡하고 손이 많이 닿아 세균번식의 온상이 되는 병원기기들이었다. 이런 기기들은 사용하는 환자가 바뀔 때마다 깨끗하게 닦여져야 하지만 촉박한 시간과 업무부담 탓에 꼼꼼히 닦이지 않기 마련이고 자연히 2차감염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었다.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NHS는 디자인카운슬(Design Council)에 문제해결을 의뢰했고 디자인카운슬은 디자이너들의 재능을 활용해 병원 기기들을 새로 개발하고 의료감염을 줄이고자 하는’디자인벅스아웃(Design Bugs Out)’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디자인으로 세균을 몰아내자는 뜻이다.

 

디자인카운슬은 보건국관계자, 미생물 학자, 감염예방전문가, 재료전문가, 디자이너를 포함해 각 분야를 대표하는 25개 전문가 그룹을 조직해서 활동하였다. 프로젝트결과 개발된 총 10개의 콘셉트 중 6개가 대량생산에 들어가 이미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거나 곧 도입될 예정이다. 이 중 병원용 사물함은‘로테이셔널 몰딩’기법으로 제작해 세균이 번식하는 이음새를 모두 없앴으며 닦아내기 쉽도록 손잡이가 위로 향하게 디자인했다. 또한 열쇠대신 RFID 잠금시스템을 이용해 터치포인트를 최대한 줄이고 서랍 뒷면을 없애 청소할 부분을 줄였다. 첫 번째 콘셉트 제품을 발표한 후 공개피드백에서 나온 의견을 더해 큰 서랍위에 약을 보관하는 작은 서랍을 추가했다. 이 사물함은 대량생산을 거쳐 현재 병원 현장에서 사용되고있다.

 

또 다른 사례는 병실 내 커튼에 작은 손잡이를 달아서 사람들이 천을 잡지않고 그 손잡이만 잡고 커튼을 조작하게 유도함으로써 커튼을 만지는 손에 의해 세균이 감염되는 것을 방지한 사례다. 탈부착식 커튼클립으로 커튼클립을 따로 장착하도록 디자인함으로써 커튼을 직접 만질 필요가 없어 2차감염의 위험이 줄어들도록 표면을 매끄럽게 디자인하여 쉽게 청소할 수 있도록 하였다(윤성원, 2013).

 

의료산업에서 서비스디자인의 유익함

 

최근 의료산업에서 서비스디자인의 적용에 대해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의료산업에 대해 서비스디자인은 다음과 같은 도움과 유익함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이은종,2013).

 

첫째, 고객의 충성도를 확보하는데 서비스디자인이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병원이 충성고객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환자의‘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의료를 하는 것이다. 서비스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이러한 고객의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심층적이고 사실적인 사항을 파악하고 최적의 고객경험을 제공하는데 있다.

 

둘째, 의료산업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포괄하는 해결안을 창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의료산업은 예방, 진단, 치료, 간호 및 지원과 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행정, 관련법규 등 다양한 분야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반면 각 분야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보니 통합적이고 균형적인 체계나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다. 전문성과 독립성의 차이로 인해 존재하던 사일로 효과(Organizational Silo effect)를 서비스디자인을 통해 효율적이고 상호보완적인 체계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서비스디자인이 가지는 중요한 요소들인 고객의 경험에 집중하며 전 분야를 망라하는 전체적이며 통합적인 결과를 협력적인 방법으로 도출하는 것 등은 의료산업이 가지는 특성에 부응하여 보다 더 나은 서비스와 체계, 구조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의료산업의 발전에 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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