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행정관리자협회

고양의 봄

  • 등록자 : 관리자
  • 조회 : 2308
  • 등록일 : 2007-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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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주요약력

관동대 명지병원장

진료실 창문 너머로 끝없이 펼쳐진 논밭과 그리 높지는 않지만 길게 뻗어있는 산 능선 모습에 한층 싱그러움을 느끼게 합니다.

 

꽃샘추위에 움츠렸던 꽃나무에 봉오리가 터지기 시작하는 봄입니다. 의과대학 신입생 시절부터 교수직 정년을 마칠 때까지 40여 년간을 한결같이 보아왔던 ‘신촌의 봄’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고양의 봄’은 아직 낯설고 어색하기만 합니다.

 

지난 2월말 연세대학교 캠퍼스를 떠나 3월부터 관동대학교 의과대학 명지병원장의 중책을 맡아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에 새롭게 둥지를 튼 지 이제 갓 한 달이 지났습니다. 취임 전후의 업무 인수인계와 현황 파악 등으로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지난 47년간 의학계에 몸담아오면서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경이로움에 밤잠을 설치기까지 합니다.

 

전에 근무했던 세브란스병원에서 다양한 보직을 맡았었지만, 이번에 병원장을 맡고 보니 병원 행정인들의 역할이 새삼 크게 느껴지고, 보이지 않는 수고에 깊은 감사의 마음이 듭니다. 물론 의료서비스의 주체는 의사를 중심으로 한 의료인들이지만 진료와 간호가 가능하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뒷받침해주는 행정직원들의 세심한 손길 또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학병원의 사명은 크게 교육과 연구, 진료, 그리고 봉사를 말합니다. 이 중 교육은 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임상교육과 전문의를 키우는 전공의 교육만을 강조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교수와 일반직 직원들을 아우르는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화 교육이 합쳐져야만 제대로 된 교육의 기능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학습조직 활성화와 핵심인재 양성교육 등 교직원 교육 활성화를 통해, 내?외부 고객 만족경영을 가능케 하는 조직 학습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조직의 미래와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 의료법 개정 등 의료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완화와 각종 활성화정책이 추진되면서 의료산업의 패러다임에 급격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의료산업에도 경쟁의 원리가 도입되는 한편, 개방화 글로벌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병원의 경쟁력 제고와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응과 능동적 변화만이 생존과 성장을 가능케 하고, 그렇지 못한 병원은 존립자체가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이제 경쟁은 특정 상대와의 1대1 경쟁이 아닌, 불특정 다수와의 무한 경쟁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러한 경쟁의 시대에서 우수한 기술력과 브랜드를 갖추고, 질환별 전문화를 바탕으로 새롭게 발전하는 병원이 되어야 함은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대명제’인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진과 의료진의 부단한 노력과 함께 병원 행정인들도 병원경영과 병원행정 분야에 있어 그 누구보다도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쌓는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의료계의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듯 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는 물론 각 대학과 병원 및 관계기관에서는 의료인과 의료 행정인들을 위한 병원경영과 병원관리에 관한 다양한 전문교육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의 기회가 바로 “나를 위해 마련됐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참여하는 자기 계발에 앞장서 미래의 병원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추어 나가길 기대합니다. 병원 행정인들의 앞날에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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